르씨지엠(Le sixieme)은 건축, 인테리어, 가구, 조명 디자인을 아 우르는 통합 Space Identity를 제안, 실현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다. 이들은 공간 디자인의 규모와 유형을 가리지 않고 '심플함 속 의 풍요로움'을 디자인 언어로 풀어내며, 인위적으로 힘을 주기보 다 공간이 가진 매력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을 추구한다. 구만 재 르씨지엠 소장은 안개 속에서 못 보던 것을 발견하듯 공간, 자 연, 사물, 사람들 간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하는 것을 중시하며, 보 는 이들과 찾는 이들, 머무는 이들 모두가 편안함을 느끼고 오랫동 안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Q. 르씨지엠과 구만재 소장의 소개를 부탁한다.
공간과 사물, 자연과 사람들 사이에는 고유의 본질적인 목소리가 존재 한다. 우리 스튜디오는 이런 목소리 사이의 작고 섬세한 조절, 변화를 통 해 새로운 공감각적 관계를 찾아내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는 단순함에 담겨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NOBLE SIMPLICITY'라고 부르며 이를 발견 하고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누군가 나에 관해 물을 때는 '모더니스트 디 자이너'라고 말한다. 현시점을 살아가는, 현재의 언어를 이야기하는 디 자이너이고 싶다. 현재의 언어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두고 디자인에 대 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연결해 나가려 한다.
Q.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배경이 궁금하다.
공간에 대해 전문가적 시점을 가지기 한참 전부터 공간에 관련된 관계 맺기에 관심이 있었다. 물건을 고를 때 평상시 실용성만큼 미적인 부분 을 중요하게 여기는 일, 공간과 내 몸에 적합한 향기를 찾아내는 일, 커 피를 내리는 일, 와인을 열 때 적절하고 우아한 움직임을 만들어주는 도구를 찾는 일. 이처럼 대단하지 않지만 일상 속 행위와 관심이 '잘 어 울리게 한다, 잘 연결된다'와 같은 디자인적 언어로서 다가와 자연스럽 게 디자이너가 된 것 같다.
Q.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주거 공간에서 우리가 오랫동안 차분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 생각보다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나와 사무실 식구들을 긴장시키고 흥미롭게 하는 것은 주거 공간이다. 오랫동안 관심을 두고 많은 프로젝트 를 진행해왔지만 사람, 자연과 같은 본질적인 언어가 너무 철학적이어서 무거워지거나, 반대로 가벼워서 획일화되어버리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이 사이에서 적절함을 찾아내는 일은 마치 매일 똑같이 내리는 커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새로움 만큼 작지만 섬세하며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자연과 또는 사람과의 섬세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일을 옳다고 여기며, 그 옳은 방식을 찾아내는 일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최근 진행했던 성수동의 BAR POSTSCRIPT는 오랜 시간 주거 공간에 녹여내던 언어들 이 상업 공간에서도 유용할 수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해준 프로젝트다. 우리말로 추신을 뜻하는 프로젝트명과 같이, 못다 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차분함을 형태와 소재 너머에 존재하는 환영과 그림자에 대한 이야 기로 풀어낸 공간이었다.
Q. 디자인에 대한 영감은 어떻게 얻는가?
일상생활 속에서 누리는 작은 디테일들. 그것들이 오랫동안 쌓여서 지금 의 나를 변화시켜준다. 대단해 보이려 하지 않는 것들에서 특히 많은 영 감을 받는다. 의도가 명확한 디자인, 콘셉트가 뚜렷한 일과 사물은 다소 피곤하다. 메타포가 담겨있는 작가들의 담백한 문장, 오랜 세월을 사용해 까슬까슬한 물건의 촉감, 지금은 위대하지만 한때는 그저 그랬던 화가들 의 그림, 올해에도 어김없이 꽃을 피워내는 마당의 꽃나무, 설명하기 어렵 지만 그들 사이에는 공통의 언어와 가치가 있다. 이 안에서 찾아내는 소 소한 연결고리가 '관계 맺기'의 소중한 '재료'가 된다.
Q. 구만재 소장이 생각하는 가치 있는 디자인이란?
좋은 디자인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우리는 항상 '안개를 만 드는 일'이라고 대답한다. 안개 속에서 오히려 사물들을 자세 히 보게 되고, 평상시 느끼지 못했던 모습을 느끼고 발견하 듯 공간, 자연, 사물, 사람들 사이 섬세한 관계를 안개처럼 만 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안개 속에 있는 나무, 돌을 잘 보이게, 아름답게 하는 일보다 안개처럼 이들을 한 번에 연 결해주는 어떤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다양한 목소 리 중 하나가 너무 튀지 않게 조절해 주는 일을 하는 것이 좋 은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또한 날이 서 있는 존재들을 살 짝 문질러서 촉각적, 청각적, 후각적 가치가 어우러진, 단순히 '보기 좋다'는 시각에만 머물지 않는 디자인이 가치 있다고 생 각한다.
Q.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있나. 공간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있다면?
안개가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것은 의외의 단순함 에 있듯이 디자인 언어는 단순하고 담백하지만 함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똑같아 보이지만 많은 것을 내재한 공간은 우리의 기분, 날씨,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쉽게 싫증 나지 않고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다.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자 극적인 것이 아닌, 있는 듯 없는 듯 오랫동안 바라보면 알 수 있 는 가치를 찾으려 노력한다.
Q. 후배 건축가, 디자이너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태도는 공통의 가치를 찾는 것에서부터 온다. 지금 우리는 다양한 방식의 접근과 결과물이 수없이 쏟 아져 나오는 디자인의 시대에 살고 있다. 나 또한 동시대의 디 자이너들에게 자극받고, 소통의 즐거움을 누린다. 하지만 이러 한 현상은 공간이 과소비되고 생명력이 점점 짧아지는 원인이 된다. 또한 눈길을 끌고 반짝이는, 표면적인 새로움에 머무르는 실수를 유발한다. 디자인의 개념은 원래 사회적이고 공통의 가 치를 반영하는 일이었다. 현시점의 나와 동시대의 디자이너들 이 이런 가치를 함께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르씨지엠과 구만재 소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우리가 오랫동안 함께 호흡하다 보니 소비할 이야기 없이 끝 나는 것보다 끊임없이 얘기하고 때로는 다퉈야 할 이야기도 생 겼으면 좋겠다. 서로 개념의 차이를 조절하기도 하면서 우리의 삶과 사무실의 삶이 조금 더 어우러져 갈 수 있는 것들을 만들 어낼 수 있는 르씨지엠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를 규정하는 단 어는 언제나 'MODERNIST'이다. 현재의 시점에서 동시대의 언 어로 조율, 규정하고 관계를 맺는 일을 하고 있다. 최대한 단순 하게, 시각적 쾌감을 위한 단순함이 아니라 함축적이면서 대단 하지 않은 것의 가치를 담아내려 한다. 이 일들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어서 'NOBLE SIMPLICITY'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더욱 단단하게, 말랑하게 쌓여 가길 바란다.
LE SIXIEME
서울시 서초구 서리풀길 31-3
WEB: www.sixieme.co.kr
EMAIL: sixieme@naver.com
TEL: 02-583-7024
INSTAGRAM: @le_sixieme_archive
구만재 / MANJAE KOO
약력
現) 르씨지엠 대표
現) 시흥시 공공건축가
現) 건국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겸임교수
現) 주중한국문화원 디자인 자문위원
학력
2013 가천대학교 실내건축학 박사
2000 프랑스 파리 고등 실내건축학교(ESAG)
1996 프랑스 아뜰리에 페닝겐(ATELIER MET PENNINGHEN ET JAQUES D' ANDON)
수상
2017 주중한국문화원장 표창
2016 부천시 부천시장 표창
2011 BEST DESIGNER OF YEAR 2011
2009 한국공간디자인대상
2008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대표 프로젝트
MAISON 390 / MAISON 12 / MAISON 494 등 주택 다수
BAR POSTSCRIPT / 광교앨리웨이 마슬마켓 / AORO / 주중한국문화원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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